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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임동진 저


한때는 아파트가 재테크의 수단으로 각광 받으면서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도 얼마가지 않아 민간건설업체들 간의 과다한 경쟁구도로 인해 주택시장은 공급 과잉상태에 놓이게 된다. 여기에 각종 개발호재로 인한 토지가격의 상승요인까지 겹치면서 2009년 3월에는 미분양아파트가 전국 16만 5641호로써 역대 최고의 적체율을 보였지만, 지난 2012년 2월에는 전국 64,850호까지 내려가면서 약 60%가 넘는 하락안정세를 보였다.(국토해양부, 2009: 국토해양부, 2012). 특히 대구시의 경우 과거 2006년 1월 3,000호 정도로 머물렀던 미분양수가 불과 3년이 지난 2009년 1월에는 21,560호까지 적체되면서 무려 7배가 넘는 가파른 상승추이를 보였도, 2012년 2월 기준으로 6,807호까지 내려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악성 미분양인 준공 후 미분양과 대형면적의 미ㅣ분양의 경우 적체완화 전의 물량이 대부분 그대로 나아 있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국토해양부, 2006; 국토해양부, 2009; 국토해양부, 2012).


최근 이러한 미분양 감소 추세와 더불어 전월세시장도 계속적인 가격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의 전세시장도 과거 2009년 극심한 미분양 적체현상으로 인해 2012년 2월 달서구의 전세가격은 2009년 대비 36%이상 치솟은 가격폭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국민은행, 2012). 결국 전세 수요층의 주거비 부담은 한층 가중되었고, 전세물량 부족으로 인해 품기현상 마저 겪어야 했다. 특히 주거취약계층의 경우 현재 주거환경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노후지역으로의 이동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처럼 한 지역의 미분양적체현상은 이파트 투자수요층 뿐 아니라 내집 마련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전세수요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의 미분양아파트 적체와 관련된 연구동향을 살펴보면 미분양아파트의 특성을 분석한 연구, 다야한 시장경제변수를 독립변수로 활용하여 미분양아파트 적체으 요인을 분석한 연구와 주택시장경제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등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은 미분양아파트를 단순히 시장경제변수만을 가지고 거시적으로 분석했다는 측면에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대구시를 사례로 아파트거래실무자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여 미분양아파트가 적체되는 원인을 규명하고 이들 요인들이 지역 주택시장 동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분석대상은 미분양주택이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미분양주택이란 입주자 모집공고를 특하고 분양한 이후 분양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세대와 입주자 모집공고 대상이 아닌 20세대 미만의 주택이 분양 후 계약되지 않은 세대를 총칭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미분양주택이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이 아닌 아파트를 의미하고 있음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미분양아파트로 용어를 통일시켜 사용하기로 한다.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다음과 같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적체가 심각했던 6개월간의 적체구간을 설정 후 상대적으로 높은 적체율을 보인 비수도권지역과 경기지역의 2009년 1월 현황을 기준으로 인구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대구지역을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로 지정하였다.


본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2006년 1월부터 2012년 2월까지로 하였다. 대구시의 미분양아파트의 적체정점이었던 2009년 1월을 기준으로 입주시점인 3년 전 시점과 적체완화 후 미분양아파트 시장의 동향을 충분히 파악 할 수 있는 시간을 3년 후로 판단하여 지정하였다.


구체적인 연구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설문조사의 경우 대구지역 전체 2900여중개업소 등 2009년 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행정관청에 등록하여 아파트단지 인근지역에서 계속적으로 영업을 유지해 온 300여개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법무사, 금융권 대부업무 종사자, 분양아파트 시행사직원 들을 설문에 포함하여 현장 전문가 집단의 실무경험을 반영하는 것에 주력하였다. 설문조사는 총 10일간 시행되었으며 직접 방문외에도 우편, 팩스, 이메일을 통하여 수집하였고 총 22문항수의 5점 등간척도를 사용하였다. 정확한 연구결과를 도출하기 위하여 spss와 amos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구조방정식모형을 구축하였다.


통상적으로 미분양아파트란 정상수요에 비해 부족했을때 시장에 남게 된 아파트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아파트가 완공되려면 가용택지 확보를 시작으로 기획, 설계, 착공, 입주까지 최소 4~5년의 기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시공단계를 거쳐 건축되더라도 분양시장은 여러 외적변수들로 인해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먼저 특정지역의 주택경기가 불황국면을 맞아 주택공급을 축소시켰는데, 입주시점에 가서 경기가 호황국면으로 바꿨다고 가정하면, 공급물량 부족으로 인한 초과수요현상은 가격상승에 대한 구매자들의 기대심리를 가중시켜 아파트투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주택경기가 호황국면을 맞아 공급을 확대시켰는데 완공 후 주택경기가 불황으로 접어든다면 가격하락을 예상한 수요위축현상으로 인해 미분양아파트는 적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일단 하넙ㄴ 지어진 아파트는 단기간에 용도변경을 한다거나 철거를 할 수 없는 물리적 특성 때문에 변화무쌍한 부동산 시장경기에 탄력적으로 댕응할수없다. 따라서 한순의 잘못된 도시계획으로 인해 도시재생에 막대한 자금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며 그 지역 일대가 무용지물의 땅으로 전락할수있다. 이러한 이유로 아파트 미분양현상은 국가 경제적인 측면엣도 쉽게 간과할수없는 존재로 치부되어 왔다.


미분양아파트가 적체될 경우 발생할수 있는 문제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분양아파트 적체현상은 부동산 경기악화에 따른 내수경기이 침체를 야기 시킬수있다. 건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노동집약적인 산업으로써 고용창출의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인력 대부분이 저소득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건설 산업의 침체는 곧 고용악화에 따른 사회문제로 직결 될수있는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둘째, 미분양아파트 적체는 주택건설업체의 자금난을 악화시키고 경영난을 초래하여 장기적으로는 주택공급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건설산업은 자금구조의 특성상 선분양제도에 의한 분양대금에 의존도가 높은데, 자체 조달자금은 32%일 뿐 나머지 67%를 타 기관에 의존하고 있어서 자금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경우 대출금 회수지연에 따른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있다.


사실 시장에서 아파트가 남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어느 정도 상존하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미분양 적체정도가 장기화 되었을 경우 국민주거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금융부실, 고용악화 등 국가 경제 전반에 일어날 수있는 파급효과까지 생각한다면 건설산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치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선행연구를 통해 검증된 결과를 바탕으로 미분양아파트 적체현상의 발생원인을 살펴보면 크게 정책적 요인과 공급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정책적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분양자로부터 선금을 받아 공사에 착공하는 주택 선분양제도에서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사업주체는 아파트 입주자로부터 청약금과 계약금으로 20%, 중도금 60%, 잔금 20%정도를 관례로 수납하고 있다. 결국 잔금 20%를 뺀 나머지 80%의 건설자금을 타기관에 의존할수있도록 용인한 정부정책이 건설사로 하여금 과다공급을 부추기게한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분양대금 선납에 따른 이자를 부담하고도 쉽게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는 구매자의 기대심리까지 더해져 선분양제는 지난 40년 동안 꾸준히 유지될 수 있었다. 둘째, 주택시장의 흐름을 반영하지 않은 수도권 위주의 편향적인 규제정책에 있다. 정부는 수도권을 대상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가격을 잡기위해 다양한 부동산 규제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를 파하여고 비수권지역으로 몰려든 건설자금이 결과적으로 공급과잉을 낳았고, 형평성위주의 정책을 추구했던 의도와는 달리 수요자의 거래심리마저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셋째 주택담보비율가 총부채상환비율과 같은 대출규제로 인한 실수요층의 구매력감소엣 기인하고 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대출상한선 조정과 같은 사법상 규제가 강화되면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하고 실질적언 거래측면에서도 수요 진작효과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넷째 부동산 관련 세금규제정책도 대표적인 경우엿는데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세금규제는 구매심리를 크게 위축시켜 미분양 적체현상을 한층 더 악화시켰다. 금융권과 건설업계 모두 규제완화에 한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이에 다른 통화량의 증가와 물가상승을 우려하여 적정수위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섯째, 정부에서 공공택지 확보를 위해 책정한 택지수요예측의 실패를 들수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주택산업은 소수의 공공기관이 택지를 조성하면 다수의 민간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택지를 분양받는 과점적 시장구조를 지니고 있어서 정부가 아파트 택지수요를 과다하게 책정할 경우 주택시장에서 미분양을 가중시키는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여섯째,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을 통해 민간건설업체로 쏟아진 지원금이 적체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부동산개발시장이 꾸준한 발전을 해오고 금융기관과의 연계성이 점차 증가하면서 건설업체이 유동성악화가 금융부실로 전이될 가능서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에서는 주택시장의 불안요인을 해소하고 건설업체의 부실방지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제고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의 자금지원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책은 건설업체로 하여금 단기자금의 유동성을 열어주면서 오히려 전체적으로 공급량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건설업체의 공급적 요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분양가 상한제적용을 피하기위해 비수도권지역에 단기잔에 거쳐 대량으로 쏟아졌던 공급물량이 미분양아파트가 적체되는데 주요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상한제 적용시 입게 될 손실만을 우려한 채 지역으로 편중된 건설공급방안이 문제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둘째 대형건설업체간의 과다한 경쟁구도로 빚어진 아파트 난개발을 들 수 있다. <표-3>의 1998년과 2008년의 건설업체수대비 부도업체 현황을 비교해보면 양시기 모두 부도업체 수는 비슷한 수준에 있지만 건설업체수는 10년 동안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을 볼 수있다. 셋째, 아파트 허위 과장 광고와 부실공사로 인해 발생되는 주거 안정정 문제에서 기인한다. 과거 주택 200만호 건설 당시 아파트 대량공급이 원자재 부품의 부족과 부실주택을 양산하였다면, 현재는 건설업체간의 과다경쟁에서 빚어진 허위 과장광고로 인한 소비자의 불신이 아파트 구매를 망설이게 하였다. 넷째 최근 인구추세를 반영핮 않은 중대형 면적 위주의 주택공급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그 해 편균 가구원수는 2.69명으로 2000년 3.12명보다 0.43명 감소하였으며, 1인가구의 비율도 23.9%로 2000년 15.5%보다 8.4%가 증가하였다. 최근 10녀난 통계치만 보더라도 평균가구원수의 감소와 1인 가구의 증가로 소형면적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을 충분히 인지 할 수있다. 이러한 사회구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면적이 소형에 비해 단위면적당 건축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무분별한 공급양상을 보였다. 결국 소형 공급은 줄어들고 중대형 공급이 늘어나면서 중대형면적 위주의 미분양아파트가 생겨나기 사작한다. 


다섯째, 고분양가를 통한 건설사들의 폭리가 미분양발생의 주요 공급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들어 주거문화의 질이 향상되고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분양가격이 대폭 인상되고 있었는데, 2008년 서울시의 신규아파트 평당 분양가격인 2414만원은 2000년 643만원과 비교했을때 8년간 무려 4배 가까이 상승하였고 2007년 한해동안 오른 603만원은 연간 상승폭만을 고려했을 때 역대 최고의 수치였다.


현재까지 선행연구의 동향을 요약해보면 기존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자료나 건설업체에서 공시하는 기초자료를 사용하여 미분양아파트의 특성을 분석한 여구가 주를 이루었다. 거시적인 경제변수만을 가지고 연구결과를 얻고자 했던 방법론에서 다소 미흡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본 연구는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시도를 하였다. 첫째, 선행연구에서 검증된 자료를 측정변수로 설정하고 실무경험을 갖춘 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둘째, 적체요인들 간의 상관관계 분석에 그치지않고 적체가 완화된 후 주택시장 도향에 미칠 수 있는 영향까지 폭 넓게 분석하였다. 이처럼 현장전문가의 실무경험을 토대로 시장동향을 분석하고자한 시도는 미분양을 단순히 경제지표의 추이분석으로만 활용해 온 기존여눅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주택시장에서 발생할 수있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간주하고 향후 동향과 전망을 제시하였다는 면에서 연구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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